목회와 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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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2024년  07월호 〈사사기〉 설교를 위해 무엇을 읽을 것인가? 강해 설교를 위한 필독서(7)

기사 메인 사진 사사기는 그동안 교회에서 주로 기드온이나 삼손 등 사사를 신앙의 영웅으로 설교했다. 히브리서 11장의 믿음의 영웅들 명단에 사사들이 언급됐기 때문이다(32절). 하지만 성경 본문을 자세히 읽다 보면 삼손이나 기드온과 같은 사사의 불신앙적이거나 부도덕한 모습을 발견한다. 그래서 그다음 사사기를 읽는 방법으로 등장한 것이 사사들이 모두 부족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이 이들을 사용하셔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셨다는 설교다. 현재 한국 교회에서는 이런 관점이 주를 이룬다.  

최근 사람마다 자신의 생각대로 살았던 사사 시대가 현재 영적·도덕적·신앙적으로 혼란스러운 우리 시대에 필요한 책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사사기에 대한 관심이 증가했다. 또한 내러티브 형태로 쓰인 사사기에 대한 문학적 해석 방법론이 많이 발전하고 널리 받아들여지며 본문에 대한 자세한 읽기가 활발하게 이뤄졌고 사사기에 대한 새로운 신학적 관점들이 등장했다. 그 결과 많은 사사기 주석이 출간됐다. 하지만 대부분의 주석이 외국에서 출간된 것이고 한국어로 번역됐거나 한국 학자가 쓴 주석이나 책은 많지 않다.

외국과 달리 그동안 한국에서는 사사기에 관심을 가진 구약 학자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설교자들이 사사기를 연구하고 설교를 준비하는 데 도움받을 적절한 책이 적어 설교 준비에 어려움을 겪어 왔고 사사기 설교가 많이 이뤄지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아마 사사기를 읽다 보면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하거나 한 번도 설교하지 않은 본문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본고에서 사사기를 설교하는 데 도움을 줄 만한 몇 권의 책을 소개하여 설교자들의 어려움을 덜어 주려고 한다. 

사사기는 전체적으로 사사기 저자의 신학적인 관점을 따라 ‘타락-징벌-부르짖음-구원’이라는 반복적인 구조를 가진다. 즉 사사기는 사사 시대의 역사를 자신의 특징적인 문학적 틀을 가지고 기록된 책이다. 사사기의 이런 특징으로 인해 내러티브 접근법이나 수사 비평 같은 문학적 해석 방법이 많이 사용된다. 여기서 소개할 대부분의 주석이나 책도 문학적 해석 방법론이 모두 포함돼 있다. 그러나 사사기를 해석하는 관점은 조금씩 다르기에 다양한 책을 통해 설교자의 관점과 상황에 맞는 관점과 해석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 

사사기 소개서 및 주석들의 개괄적 소개

사사기는 국내에 발간된 주석이나 해설서가 많지 않다. 그 이유는 그동안 국내에서는 사사기에 대한 관심이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해외 주석은 많이 출간됐지만 중요한 주석들이 아직 국내에서 번역되지 않았기에 목회자가 좋은 자료를 접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그렇기에 부득이하게 영어 원서와 국내 서적을 같이 소개하겠다. 



위에서 소개한 책 중 가장 중요한 주석은 다니엘 블록의 Judges, Ruth와 배리 웹의 The Book of Judges이다. 두 책은 주석의 전형적인 형식을 취하지만 본문 해석과 배경과 신학적 주제까지 매우 충실하게 다룬다. 블록의 주석은 대표적인 복음주의 관점의 책으로 전통적인 입장과 새로운 입장이 섞여 있다. 그 이후에 나온 주석이나 책들에 거의 인용된다. 버틀러나 김의원의 주석에서도 블록의 견해를 소개한다. 웹의 책은 새로운 해석이 더 많이 반영돼 전통적인 해석의 문제점을 많이 해소해 준다. 슈나이더의 주석은 내러티브 방법론을 사용한 주석으로 위에서 소개한 주석보다 자세하지 않지만, 때때로 좋은 문학적 읽기의 결과물을 우리에게 제공한다. 버틀러와 전성민의 책에서 그의 견해들을 맛볼 수 있다. 김지찬의 《오직 여호와만이 우리의 사사》는 해설과 설교의 중간 지점에 있는 책이다. 

마일즈 V. 반펠트·메리 윌슨 한나의 《사사기 룻기: ESV 성경 해설 주석》

이 책은 목회자와 평신도를 위한 해설 주석서다. 해설 주석서란 문법이나 구문론 혹은 한 주제에 대한 다양한 논쟁 등을 포함한 전문적인 주석이라기보다는 성경 본문의 흐름을 따라 본문 내용과 중요한 주제를 어렵지 않게 설명하는 책이다. 하지만 주석처럼 절별로 설명하는 것이 일반 해설서와의 차별점이라고 하겠다. 

이 책은 ESV 번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이전에 평신도 성경 공부용으로 나온 EVS 성경공부 시리즈와 달리 목회자를 위한 해설 주석서로 설교와 강해에 도움을 주기 위해 만든 책이다. 구성은 서론과 번역과 주석과 응답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서론에서 다른 책과 달리 언약과 구속사, 그리스도와의 연관성을 다루고 있는데 이는 이 책의 관점을 잘 보여 준다. 이 책은 사사들을 신앙의 영웅으로 보는 히브리서 11장의 입장을 그대로 따른다. 그렇기에 드보라 대신 바락을 사사로 보거나 입다의 딸이 제물로 바쳐진 것이 아니라 처녀로 남게 됐다거나 삼손을 하나님 백성을 위해 고난 당한 인물로 해석하는 전통적인 해석을 한다. 

트렌트 C. 버틀러의 《사사기》

이 책은 WBC 주석 시리즈로 2011년에 번역, 출판됐으며 전문적이고 전형적인 주석서다. 서론에서는 사사기의 구조와 연대와 목적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각 장과 절별로 사역과 본문 비평과 주석이 자세하게 돼 있고, 장 마지막 부분에 저자의 해설이 들어가는 구조를 갖는다. 사사기의 경우 한글 개역개정 번역이 히브리어 본문과 다른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저자가 히브리어 원문에서 직접 번역한 영어 번역이 본문의 정확한 뜻을 아는 데 도움이 된다. 이것은 모든 번역된 WBC 주석에 적용되는 활용법이기도 하다. 

버틀러의 사사기 주석은 비평주의 입장과 주어진 본문의 문학적 구조에 관심을 갖는 문학비평 방법을 같이 사용한다. 학자들을 인용할 때도 비평주의 학자들과 보수주의 학자들을 자신의 견해에 따라 적절하게 인용한다. 때문에 다양한 입장에서 자신이 원하는 자료와 해석을 얻을 수 있다. 한 절 해석하는 데 많은 학자의 견해를 다양하게 소개하고 있어 많은 정보를 얻는 데 유익하다. 반면 저자의 의견이 무엇인지 찾아내려면 많은 정보를 다 읽어야 하는 수고가 필요하다.

버틀러의 관점은 전통적인 해석을 벗어나 문학적 구조에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어 본문에 대한 자세한 읽기를 할 때 매우 유용하다. 전체적으로 사사기에 대한 적절한 관점과 정보를 주고 있기에 본문 연구를 할 때 꼭 참조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해설 부분에서는 저자의 견해가 요약돼 있고 설교에 적용할 수 있는 주제나 관점을 제공한다. 특별히 드보라 사사 이야기에서는 4장 내러티브와 5장 시를 비교하는 논문과 구약성경의 역사적 내러티브의 특징을 다룬 논문을 부록으로 제공하는데, 사사기에 대해 심화된 연구를 하려는 목회자에게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전성민의 《사사기를 어떻게 읽을 것인가?》

저자는 영국 옥스퍼드에서 구약 내러티브의 윤리적 읽기란 주제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하여 이 책은 사사기를 해석하는 방법론으로 내러티브 해석법을 사용한다. 이 책에서 사사를 보는 관점은 사사들을 히브리서 11장이 말하는 것처럼 믿음의 영웅이라는 관점으로만 보지 않고 그들의 이야기에서 현재 우리의 모습을 비춰 보는 거울로 생각한다. 

이 책은 사사기 전체 본문을 다루지만 주석처럼 장과 절별로 설명한 것은 아니고 적절하게 단락을 나누어 단락 내용을 해설하는 형식이다. 하지만 본문의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기엔 부족함이 없다. 이 책은 1장 왜곡, 쇠락, 나락(1:1-3:6), 2장 하나님의 의외성(3:7-31): 옷니엘, 에훗과 삼갈, 3장 여인천하(4-5장): 드보라, 4장 몰락하는 세습(6-9장): 기드온과 아비멜렉, 5장 덫에 걸린 답변(10-12장): 돌라와 야일과 입다, 입산과 엘론과 압돈, 6장 하나님의 섭리와 인간의 책임(13-16장): 삼손, 7장 신앙의 이름으로 욕망을 포장하는 시대(17-21장)로 구성돼 있다. 

그동안 영웅적으로 보던 관점이나 옷니엘을 제외한 모든 사사가 문제가 있다고 보던 관점을 탈피해 각 사사들의 특징과 문제점 등을 다룬다. 예를 들어 에훗이 왼손잡이라는 것에 대해 전통적으로는 왼손에 장애가 있다거나 관습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부정적으로 해석하던 것에 대해 그는 사사기 본문의 자세한 읽기(참조, 삿 20장)와 최근 연구를 반영해 에훗은 왼손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특별히 훈련된 정예 요원이라고 하며 부정적인 요소를 걷어 낸다. 반면에 왕의 권력을 누린 기드온과 서원을 통해 하나님을 조종하려고 했던 입다와 사적 복수를 하며 생을 마감한 삼손에 대해, 하나님이 그들을 사용했다고 하여 그들의 행동을 정당화 할 수 없다고 평가한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인 19-21장은 책의 부제로 사용된 주제를 통해 사사 시대를 신앙의 이름으로 포장된 욕망의 시대로 평가한다. 이 책은 사사기를 현재 교회 상황과 연결하며 중간중간 설교에 적용할 수 있는 부분도 언급하고 있기에 설교 준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박유미의 《내러티브로 읽는 사사기》

사사기에 대한 해설서로 내러티브 형식으로 기록된 사사기의 역사를 내러티브 방법론으로 해석하고 있지만 중요한 절에 대한 주석이 포함돼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사사기 구조와 해석에 내러티브 방법론을 더 세밀하게 적용해 각 사사 이야기에서 생겨난 주제나 쟁점을 따로 다루고 있는 점이다. 

사사기 전체 구조를 프롤로그와 중심 이야기(사사 이야기)와 에필로그로 나눈다. 다시 각각 사사들의 이야기를 프롤로그와 중심 이야기와 에필로그로 나누어 사사기의 반복되는 문학적 패턴을 보여 준다. 중심 이야기를 발단, 전개, 절정, 결말로 이뤄진 플롯 구조로 나누어 사사 이야기의 흐름을 보여 준다. 이는 그동안 비평학자들이 반복 패턴을 신명기 학파의 편집으로 보며 중심 이야기와 분리하려는 것을 문학적 구조의 틀에서 함께 보려고 한 시도다. 그리고 각 단락은 본문에 대한 원문 해석과 내러티브 분석을 통한 자세한 읽기를 통해 본문의 원래 의미를 드러내려고 했다. 그리고 각각의 사사 이야기에서 쟁점이 되는 문제들을 따로 항목을 나누어 그동안 문제가 되거나 어렵게 생각됐던 쟁점에 대한 적절한 견해를 제시한다. 예를 들어 에훗이 왼손잡이라는 것과 속임수를 쓴 데 대해 부정적으로 본 견해는 본문에 근거한 게 아닌 해석자의 관습과 윤리적 판단에 의한 것임을 밝힌다. 사사기는 전통적인 신학의 관점에서 해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기에 유난히 해석자의 관점이 많이 반영돼 해석됐음을 지적하며 사사기 본문이 보여 주는 대로 긍정적인 사사는 긍정으로 부정적인 사사는 부정적으로 묘사한다. 그 결과 사사기의 영웅은 하나님이시며 특히 부정적인 사사들의 이야기 속에서 하나님의 모습이 더 선명하게 드러난다고 말한다.

또 하나의 특징은 사사기에 등장하는 여성들에 대해 관심을 가진다. 악사, 드보라, 야엘과 같은 인물들의 긍정적이고 영웅적인 이야기뿐만 아니라 입다의 딸, 삼손의 아내, 레위인의 첩, 납치당한 실로의 처녀들과 같이 이름도 없이 성폭행 당하고 죽임당한 여성들의 이야기를 자세히 다룬다. 그 결과 사사기에서 여성들의 위상과 자유와 평안의 문제는 사사 시대가 신앙적·윤리적으로 바로 서 있는지 아니면 타락했는지를 보여 주는 시금석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 준다.

이 책은 사사기 전체를 어떻게 이해할지와 현대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한 길라잡이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 또 본문 내용을 본문의 흐름에 따라 이야기하듯 설명하고 있으며 중간중간에 적용할 수 있는 주제를 언급한다. 그리고 최근 사사기 연구 동향을 반영하고 있기에 설교자가 최신 관점을 가지고 설교에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박유미 안양대학교 신학대학원 겸임교수(구약학). 총신대학교(Ph.D). 저서로 《내러티브로 읽는 사사기》, 《오늘 다시 만나는 구약 여성》 등이 있다. 필자의 다른기사 keyboard_arrow_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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